AI를 쓰면 쓸수록 나는 점점 더 강한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이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가치가 남들에게 그냥 공유하기에는 너무 귀중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밀을 독점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AI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ChatGPT에게 문서 수정해 달라고 부탁하고, 결과를 워드로 복사-붙여넣기”하는 수준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그렇게 멈춰버린 대다수에게 다음 단계가 어떤 모습일지, 솔직히 나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AI 역량은 SQL 역량이 아니다

사람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점은 AI를 배우는 것이 SQL을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쿼리 언어를 하나 익히고,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한 뒤 다음으로 넘어가는 그런 기술이 아니다.

AI 역량은 오히려 ’사람을 다루는 역량(people skill)’에 훨씬 가깝다. 하지만 잠깐, 링크드인 프로필에 리더처럼 보이려고 써넣는 그런 얄팍한 대인관계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하드 스킬(전문 지식)과 소프트 스킬(소통 및 판단력)의 하이브리드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아는 것, 결과물에 대해 언제 이의를 제기해야 할지, 언제 신뢰해야 할지, 언제 전부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를 아는 감각이다. 그것은 판단력이다. 그리고 판단력은 튜토리얼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은 이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잘 알고 있던 사람들이다. AI는 그들이 원래 하던 사고의 레버리지를 10배로 증폭시켰을 뿐이다. 애초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던 사람이라면, 챗봇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를 구원해 줄 수 없다.

기업 데이터의 장벽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대세가 되었다고 치자. Replit이든 Figma든 무엇이든 비개발자가 자연어로 무언가를 뚝딱 만들 수 있는 도구들이 넘쳐난다. 훌륭하다. 하지만 당신의 기업 데이터가 방화벽 뒤에 갇혀 있을 때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을까? 파일들이 사내 파일 서버, SharePoint, 제각각인 세 개의 SaaS 도구, 그리고 아무도 관리한다고 인정하지 않는 사내 공유 드라이브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면 어떨까?

AI가 입력값의 절반도 볼 수 없는 환경이라면, 바이브 코딩으로 워크플로우를 풀어나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OpenAI나 Anthropic, 혹은 제3의 AI 벤더에게 회사의 모든 데이터를 넘길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아무도 정직하게 답하고 싶어 하지 않는 질문이다. 엔터프라이즈 AI의 마케팅 문구는 항상 “우리는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룹니다”이지만, 회사의 독점적 프로세스, 고객 데이터, 내부 로직을 외부 모델에 전송하는 순간 당신은 도박을 건 셈이다. 어쩌면 남는 장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박인 것은 변함없다.

UI는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단순해져야 한다

AI가 작업의 대부분을 처리한다면, 인터페이스는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축소되어야 마땅하다.

생각해 보라. AI 에이전트가 리서치를 수행하고, 초안을 작성하고, 데이터를 가져오고, 출력물의 서식을 맞춘다면, 인간이 직접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껏해야 읽기 전용 대시보드 정도일 것이다. 그마저도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AI에게는 애초에 UI가 필요 없다. 볼 수도 없다. AI는 텍스트, 구조화된 데이터, 함수 호출(function call)로 작동한다. AI 에이전트를 위해 현란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기차에 운전대를 달아주는 꼴이다.

진짜 전환은 복잡한 표, 드롭다운 메뉴, 다단계 양식에서 하나의 ’텍스트 상자’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다. 그리고 사람들이 과소평가하는 학습 곡선이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다섯 개 화면을 클릭하며 넘어가는 것”에서 “원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은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사고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배경이 부족한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인간 개입(Human-in-the-loop) 형태의 UI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설계 목표는 복잡성이 아니라 ’가이드’여야 한다. 프리셋 프롬프트, 사용자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배울 필요 없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가이드형 프롬프트 생성기, 토큰을 절약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유도하는 엄격한 템플릿 같은 것들 말이다. UI는 거대한 제어판이 아니라 프롬프트 코치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향방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AI와 함께 ‘일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빠르게 벌어질 것이다. 전자는 약간 더 빠른 복사-붙여넣기 워크플로우를 얻는 데 그치겠지만, 후자는 복리로 불어나는 강력한 레버리지를 쥐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사내 데이터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도구는 여전히 복사-붙여넣기를 일삼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AI가 업무의 80%를 대신 처리할 수 있을 때 자신의 일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고민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AI가 아직 깔끔하게 해내지 못하는 20%의 결함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AI 역량은 기술적인 능력이 아니다. 구조적인 능력이다. 문제를 어떻게 분해할 것인가, 산출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무엇을 위임하고 무엇을 내가 직접 쥘 것인가를 결정하는 감각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매뉴얼이나 문서를 통해서는 결코 전수될 수 없는 종류의 역량이다.